어머니의 이름
갓난 아이에게 어머니의 존재는 절대적입니다. 산통을 겪으면서 나를 낳아주시고, 배고플 때 젖을 물려주시고, 젖었을 때 갈아 입혀 주시고, 외로워 울 때면 안아 주십니다. ‘어머니’란 단어는 보통 명사이지만, 나에게 어머니는 유일무이한 분이십니다. 어머니는 거대한 산과 같이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언제나 나를 위해 존재하시는 분이십니다. 아니, 그런 줄로만 알았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어느날 우리는 문득 ‘어머니도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모든 것을 다 아시는 줄 알았는데 모르는 것도 많으셨습니다. 정답이라고 알려주셨는데 틀린 것도 있었습니다. 어머니도 못 하시는 일도 있고, 연약한 모습이 있으며 감추고 싶은 부분도 있으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모 홈쇼핑 회사가 ‘자녀들이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서 아버지 어머니의 이름을 불러보는 실험’ 사례를 모아 광고를 만들었습니다. 이 실험에서 전화로 부모님의 이름을 불러본 자녀들마다 목이 메입니다. 저도 그 영상을 볼 때 마다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어머니의 이름을 불러보면서, 내 어머니로만 알았던 그 분도 많은 사람들에게 불리우는 이름이 있고 여러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개인의 인생과 고뇌를 안고 살아오셨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인생이 나 때문에 달라진 것을 직감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어려움을 내색하지 않고 자녀들에게 최대한 사랑을 베풀어 주기 위해 애쓰신 모습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나를 위해 특별한 희생을 해주신 어머니의 사랑을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울먹이게 됩니다.
어머니도 자신만의 꿈이 있으셨을텐데, 어머니도 여자로서 더 이쁘게 차려입고 더 멋지게 치장하고 싶으셨을텐데, 여느 사람처럼 인생을 편하게 살고 싶으셨을텐데… 혼자 즐기는 인생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그 모든 것을 참는 희생을 택하셨습니다. 어머니, 베푸신 사랑에 감사합니다. 어머니의 자식으로 태어나 자랄 수 있어서 진심으로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사랑과 헌신을 통해 행복의 문을 열어주신 하나님께 찬송과 영광을 돌립니다. 고구경 드림